갓워즈, 아이폰에서 즐기는 신들의 전쟁

PC통신 천리안에서 처음 알게 됐던 사르디니아라는 머드 게임이 있었다. 그래픽이라고 해봐야 안시코드를 이용해 색깔 넣은 텍스트가 전부였고, ‘동-서-남-북’을 쳐서 이동해야 했다. 요즘의 화려한 그래픽과 타격감에 길들여진 게이머들에게는 뭐가 재미있었을까 싶은 게임이었다.

사르디니아 개인 방
사르디니아 개인 방

그런데 이 머드 게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게임을 발견했다. 그건 바로 웹게임 갓워즈(God Wars)! 텍스트 머드 게임에 비교하면 너무 미안하긴 하지만.. 요즘 게임들에 비하면 그래픽도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고 그렇다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게임도 아니다. 스마트폰에 국한해 따져봐도 얼핏 봐서는 그다지 끌림이 없는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 놈이? 요즘 잠에서 깨면, 잠들기 전에 손대는 애정 어플 1순위가 되었다.

  

처음엔 소셜앱스(싸이월드, 네이버)로 시작했고, 최근에 아이폰안드로이드에 앱을 만들어 갓워즈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C버전과 모바일은 서로 호환되지 않고 각각의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모바일이 PC버전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가 알차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미 소셜앱스에서 게임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인지 중독성도 웬만한 게임 못지 않았다.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다른 게임에 비해 적다는 점이다. 이 게임에서는 싸우다가 체력이 0으로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 그저 수치상으로 0일 뿐, 시간이 지나거나 포션으로 아무런 패널티 없이 회복 가능하다. 레벨을 올리는 것도 어렵지 않다. 임무와 보스전/대결, 유적을 꾸준히만 클릭해주면 하루에 레벨을 1개 이상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나마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내려간 수치를 회복시키기 위한 시간이 꽤 걸린다는건데 그건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다. 게임상의 돈 뿐 아니라 현실의 돈을 결재해야 하는 ‘코인’으로 얼마든지 시간을 살 수 있다.  답답하게 하느니 얼마간의 돈으로 쾌적하게 게임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위해 코인으로 할 수 있는 게임 내의 기능은 꽤 세세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코인이 없어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꽤 유료화가 잘 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갓워즈를 하다보니 재미있어서 다른 웹게임들도 시도해봤는데, 다른 웹게임의 어려운 점은 친구를 얻는거였다. 근데 갓워즈는 친구도 찾기 참 쉽다. 게임 내에서 공식 카페가 연결되어 있어 친구찾기 게시판이 활성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게임 내에서도 친구를 모집하기 쉽게 되어 있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눠보지 않은 친구 사이라는게 맹점이지만 친구가 되고 나면 유적을 신청을 한다든지, 보스전을 함께 한다든지, 그들의 의지는 아니지만 임무에서 도움을 준다든지 해서 묘한 동료애가 만들어지기까지 한다.

게임을 하면서 거의 대부분 만족했지만 아쉬운 점은 두 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대결에서 재대결이 ‘승리’한 경우에도 이루어져서 일종의 양민학살 같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게임이 아닌데.. 내가 좀처럼 하지 않는 욕이 튀어나올 정도로 화가 났었기에 이런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두번째는 친구간의 비공개 1:1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고, 친구 전체에게 메시지를 돌리는 기능이 없어서 보스 SOS를 편법처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다른 게임보다 친구가 되기가 쉬운 만큼 얕은 관계일 수밖에 없는데 좀 더 끈끈한 관계가 되려면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강화되어야 할 것 같다.

스마트폰 게임으로서 긍정적인 부분은 운영자들이 게으르지 않다는 점이다. 매일매일 시시때때로 접속하는 게임의 경우, 쉽게 질릴 수 있는데 스마트폰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 그런데 갓워즈 모바일은 좀 더 편리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한 것(유적 찾기)은 물론, 새로운 게임 요소(대결 진영)를 추가하기까지 했다.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라 ‘개발중’인 게임이라서 이기도 하지만 PC버전을 그대로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만의 특성을 살려가겠다는 의지를 보여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

앞에서 이야기한 사르디니아는 10년도 훨씬 넘은 게임이고 요즘의 취향과도 거리가 멀지만 몇 년 전에는 서버를 복구해 몇몇 사람은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갓워즈도 10년 후에도 사람들이 찾아서 즐기는 게임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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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서화대전에 다녀와서

처음에는 문화재를 모아놓았다는 간송미술관에 대해 들었을 때 일본 사람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 대학원 동기와 함께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분은 일본으로부터 국보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신 분으로 전형필 선생님이고, 호가 간송이라고 했다. (간송 전형필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1, 이야기2, 이야기3)

간송미술관은 일년에 두번, 봄과 가을 2주간 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6일, 그러니까 오늘까지 연다고 했는데… 나는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연다고 하길래 목요일 3시 반쯤에 도착했다.

이번에 전시회의 테마가 서화대전인데 요새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바람의 화원의 신윤복의 그림을 전시한다고 했다. 사실 그런 그림들을 교과서에서나 봤지, 실제로 어디에 소장되어 있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실제로 보려니 조금 떨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었나보다.

간송미술관은 요새 그 흔하디 흔한 홈페이지도 없었다. 그래서 혹여나 가서 헤매지 않을까 걱정하며 이리 묻고 지도를 찾았다. 근데 근처에 가니 헤맬 수가 없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거의 300미터는 될 법했다.

한시간 반 동안을 추위에서 덜덜 떨며 5시쯤 되어서야 겨우 미술관 안에 들어섰다. 2층부터 둘러봤는데, 2층은 글씨가 많은 편이었다. 기억나는건 도저히 알아보기 힘든 추사 김정희의 글씨들과 역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찬찬히 읽어보니 좀 알 것 같았던 초서 한자문.

또 처음 들어보지만 나름 공주님인, 정명공주의 글씨들.. 선조의 딸로 10년동안 인목대비와 갖혀 있었는데 글씨 연습을 열심히 해서 석봉체의 대가가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글씨를 뭘 볼 줄 알아야… 그래서 처음에는 열심히 보는 척 하다가 패스. 패스.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가보니 신윤복의 그림들이 있었다. 가장 유명한 단오.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고 움직이질 않아서 알바생이 사람들을 시간 맞춰서 보내야 할 정도였다. 단오는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는데, 그림 가운데를 가만히 보니 선이 보였다. 알고보니 신윤복의 그림들은 책으로 되어 있어서 가운데가 접혀있었던 것. 이런걸 알게 되는게 아마도, 직접 가서 보았을 때 느끼는 재미일거다.

단오풍정/신윤복

출처 : 에로티시즘의 귀재 혜원(蕙園) 신윤복


우리는 한가한 쪽에 가서 이리저리 훑어봤는데,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낡은 종이가 그대로 남아 있는 그림을 본다는게 참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색깔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신기했다.

아래층에도 신윤복의 그림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그 중에 제일 인기가 많았던 작품은 미인도였다.  이 작품은 정면이 아니라 옆쪽이긴 했어도 그나마 가까이서 좀 봤는데 거의 사이즈가 나만했던게 인상적이었다. 작은 사이즈로 봤던 그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눈빛이나, 머리카락 한올한올이 참 좋았다.

미인도/신윤복

출처 : 성북동 ‘간송 미술관’에서 보았던 것

김홍도의 마상청앵이라는 그림은 처음 봤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유명한 그림이었나보다. 두 사람이 나무 위쪽으로 고개를 돌아보는 모습을 보니, 이거야 말로 정말 소리가 들리는 듯한 그림이구나 싶었다. 마상청앵은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 라는 뜻인데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해석된 제목을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도록을 보니 꾀꼬리가 짝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했다. 그림에는 꾀꼬리가 한 마리만 그려져 있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인거 같다.

김홍도 마상청앵

출처 : 성북동 ‘간송 미술관’에서 보았던 것

바람의 화원에 보면, 동제 각화라는 말이 나온다. 같은 제목으로 다른 사람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인데, 전시된 그림 중에 그런 것들을 몇 가지 보았다. 하나는 고슴도치가 오이를 등에 지는 그림이었고 다른 하나는 소 위에 피리를 부는 동자가 있는 그림이었다.

고슴도치가 오이를 등에 지는 그림은 도대체 이게 뭐야?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실제 있는 모습을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상징, 즉, 자손을 의미하는 오이와 많다는 뜻을 가진 고슴도치로 다산을 상징하는 것이다.

오이와 고슴도치/홍진귀

출처 : 조선일보, 길게 뻗은 오이넝쿨처럼 자식 많이 낳아라

소 위에 피리를 부는 동자의 그림에서 눈에 띄는 것은 소가 우리나라의 황소같지 않고 특이한 모양인데다가(물소 같다고 함) 소의 그림 모양도 화가마다 비슷한 점이 많았다. 도록에서 보니 이것은 중국의 그림에 나오는 소의 모양으로 이 역시 직접 보고 그린 그림이 아니라 상상화라고 했다.

우리는 나와서 도록을 샀는데, 그 옆을 보니까 예전 전시회 때의 도록도 팔고 그림도 프린트한 것을 팔고 있었다. 그 중에 프린트한 것을 견본으로 보여주고 있었는데, 사람이 많아 많이 보지 못했던 것을 그 프린트로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추위 속에서 기다렸던게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모처럼만에 문화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 봄에도 잊지 말고 간송미술관을 찾아야지^^

+ 덧 : 지금 간송미술관을 이끌어가시는 분은 최완수 연구실장님으로 식민사관을 탈피하고 우리 문화를 지키기 위해 40년 동안 간송미술관에서 민족 미술을 연구하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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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를 바라보다




히라노 게이치로와의 만남이라고 했을 때, 이름만 듣고도 그가 누구인지 알만큼 나는 그에게 큰 관심은 없었다. 그렇지만 <일식>의 저자, 라고 했을 때는 아아.. 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일식>, 아마도 일식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검은 원이 그려진 주황색의 책표지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러나 그게 도대체 언제적 읽은 책인가.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인가. 표지가 생각날 정도면, 책을 한권 다 읽고 뒷쪽에 있는 평들을 읽고 다시 뒤집어서 제목을 한번쯤 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충격이나 감동은 받지 못했다. 그 때와 지금이 크게 다를 바는 없겠지만, 그래도 접하는 책의 스펙트럼이 달라졌고 나름대로 국문과라고 문학을 보는 시각이 마련된 지금 일식을 읽는다면 그 때와 느낌은 사뭇 다를거라는 생각은 든다.


그 정도의 기초지식을 가지고서도 작가와의 만남을 신청한 것은 어쩌면 이리카페 때문이었을런지도 모른다.


http://www.yricafe.com/

예전에 조경란 작가의 낭독회를 간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이리카페에서 했었다. 기존에 가보았던 작가와의 만남은 극장에서 이루어지거나, 대형 강당에서 대규모의 사람들과 함께 했던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리카페에서의 낭독회는 소규모이긴 하나 규모의 문제라기보다는 분위기가 더 크게 좌우했던거 같다. 작가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둘러 앉았는데, 어떤 사람은 서있기도 하고 의자에 앉기도 하고 거의 바닥에 앉기도 해서 아주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게다가 테이블이 있는 곳에는 촛불이 켜져 있었는데, 촛불과 책은 어쩐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공간에서 이루어진 히라노 게이치로와의 만남은 지난번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외국인이어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는 않았다. 옆에 통역자를 통해서만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나눌 수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그의 목소리는 들을 수 있었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개념은 그의 말이 끝나고 나서 통역이 되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참으로 묘한 분위기였다. 히라노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사람들은 그를 응시하고 있지만, 고개를 끄덕이거나 웃는 것은 통역 이후였다. 그렇게 히라노가 말을 하는 동안 사람들이 알아듣지는 못해도 잘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강연이 차분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강연보다 숨돌릴 시간이 많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작가와의 만남은 7시에 시작했는데, 수업이 늦어져서 30분 늦게 도착해 어떤 맥락 속에서 이야기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들어 산발적으로만 기억이 난다. 하지만 두 가지 정도 인상 깊은 이야기가 있었다.


하나는 공공의 적에 대한 이야기였다. 흔히 사람들이 쉽게 친해지려면 공공의 적을 가지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것은 실생활에서도 겪을 수 있지만, 영화를 통해서도 경험해볼 수 있다. 히라노는 헐리우드 영화의 예를 들었는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영화에서 나타나는 악당을 보고 그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지으며 영화의 영웅과 친밀감을 느끼게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방법이 옳지 않다고 했다. 공공의 적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그것을 보는 그의 태도는 새로웠다. 요즘따라 옳고 그름, 어떤 기준에 대한 모호성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그렇게 어떤 것을 단호하게 옳지 않다고 말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내는 것이 나에게는 참 새롭고도 부러웠다.


다른 하나는 작가적 마인드에 대한 것이었다. 독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이었나, 아마도 ‘그는 보통 많은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쓴다고 하는데 정작 글은 어렵다. 그것은 자신이 말한 의도와 다르게 작품이 나온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어려운 것을 무조건 독자들의 탓으로만 돌리지는 않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개인차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먼저 했다. 그러니까 어려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책이 그리 어렵지 않게 읽혔겠지만, 많은 책을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실험적으로 글을 썼다고 했다. 그것은 어떤 때는 독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실패했던것 같지만, 최근에 쓴(그러나 아직 한국어로 번역이 되지 않은) <결계>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전에 잠깐 북포럼에서 봤던 만화가 최규석에게서도 이러한 히라노 게이치로와 같은 작가적 마인드가 보였다. 히라노 게이치로에게는 예술성이겠지만 최규석에게는 사회적 계몽성인, 핵심적인 것을 포기하지는 않되, 많은 독자에게 읽히도록 대중을 상대로 작품을 내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들은 매우 어렵지만,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문학 작품의 선호를 다수결로 정하여 가치의 높고 낮음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수만 공유하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즐길 수 있게 하여 예술이 좁은 공간에 갇히지 않게 하는 것이다. 예술이 좀 더 넓은 공간에서 향유되며 다른 한편으로는 영향력을 가지는 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이나 다른 글들을 읽어보지 못해서, 그를 작가라기보다는 한 사람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의 생각이나 태도에 좀 더 중점을 두었던 것 같다. <일식>이라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다른 소설들보다도 그가 자주 언급했던 <결계>에 대한 관심이 생겨 번역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덧: 깜짝 게스트로 왔다가신 김연수 작가님도 다시 한번 볼 수 있게 되어서 참 좋았다.


+덧2: 알라딘에서 전문을 올려놓았다…. 읽어보니 나는 좀 다르게 이해했던 것 같은…
히라노 게이치로, 알라디너를 만나다!
http://blog.aladdin.co.kr/bbs/2336037

+덧3: 트랙백으로 남겨진 후기들도 읽어보면 좋을듯
히라노게이치로와의 만남 행사 후기
http://blog.aladdin.co.kr/culture/2336350

+덧4: 최규석의 인터뷰
“레벨 타파! 재미 만땅! 노골적으로!”
http://photo.media.daum.net/photogallery/society/people/view.html?photoid=2735&newsid=20081022125309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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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은 책, 도자기 – 호연

도자기도자기10점
호연 지음/애니북스

네이버웹툰에 연재된 도자기를 볼 때부터 팬이었다. 도자기처럼 감성을 표현한 웹툰은 처음이었다. 호연님의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매일 일기를 챙겨보고, 배경음악을 내내 듣기도 했다. 남자인 줄 알고 온갖 상상을 하기도 했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편은 도자기 53화였다. 왜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짝’하고 하나로 합쳐지지 않을까? 사람은 언제나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어떻게 보면 쓸쓸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내용이었다. 덕분에 도자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박물관에서 도자기를 유심히 쳐다보기도 했다.

책이 비싼 편이긴 하지만, 종이 질도 좋고 두꺼워서 좋았다. 오자마자 뜯어서 읽었는데 처음 접했을 때와 느낌이 더하면 더 했지,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웹툰에는 있는데 책에는 실리지 못한 다른 편들이 아쉬웠다.

호연님은 야후에서 [꿈의 주인]을 연재했다. 도자기 같은 느낌은 아니고, 오히려 호러..에 가깝지만 호연님 특유의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듯한 그림체와 내용이 좋다. 또 다시 업데이트 날을 기다리는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다! (2009년 1월 6일 작가의 개인 사정으로 [꿈의 주인] 연재중단)

2011.11. 21 수정

2008-09-22 T06:03:37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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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x헌터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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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헌터헌터를 다시 봤다.
앞으로 언제 뒷편이 나올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참 재미있게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곤.
이 세상에 있을 것 같지 않은 (당연한가) 아이.

1권을 딱 펼쳐들고 보는데, 딱 이부분에서… 뭔가 마음이 뭉클, 했다.
친구가 많이 없는 섬에서 어릴적부터 친구처럼 지내왔던 여우곰과의 이별을 고하는 장면.
담담하게, 왜 지금 헤어질 수밖에 없는지…. 너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곤을 슬프게 바라보던 여우곰.
숲속 친구들을 모두 데리고 와서 곤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당연히 만화라 그렇겠지만… 여기서 그려진 숲속 친구들은 얼마나 순박해 보이는지.
나도, 저기에 서 있는 사슴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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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감상 GP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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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 상암CGV 저녁 7시 40분에 GP506을 봤다.

이 영화는 ‘알포인트’의 공수창 감독 작품.
난 원래 무서운 영화를 잘 보지 못해서 ‘알포인트’ 역시 보지 않아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그걸 봤다는 내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구조적인 면에서 상당히 비슷하며
아마 앞으로 이 비슷하게 세번째 작품을 내놓는다면 욕먹을거 같다.

GP506은 최전방에 있는 군인들 이야기로, 미스터리 수사극이라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지만 JSA도 뭐 최전방에서 일어난 미스터리 아니었나? 아무튼.
군인 세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영화의 많은 부분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면 영화가 더 현실적으로 여겨질 법한 영화였다.
군대 지휘 체계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조금 어리벙벙하게 본 면도 없진 않다.
이 감독, 남자들을 타겟으로 한건가!

감동을 준다거나, 무지하게 무섭다거나, 정말 최고야!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에서 현실적으로 말이 안되는 부분이 있었고(알포인트가 그랬듯이)
인위적으로 환경을 조성한 것도 있었으며
관객에게 공포를 심어주기 위해 과장된 표현을 한 부분도 있었다.

내용은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말은 못하겠지만,
묘사된 것들이 너무 징그러워서…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다.
난 아무래도 시각적인 것에 좀 약한듯 하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는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총을 겨눠야 하는 상황, 그 어떤 것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공포.
군부대에서의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의사소통.
살고자 하는 의지와, 인류를 생각하는 마음-_-? 사이의 긴장관계?

이 영화는 배우 파워가 좀 있는 듯 하다.

천호진 씨는 말을 따로 하지 않아도 연기를 참 잘했고,
조현재는.. 뭐 연기를 못한건 아니었으나, 캐릭터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GP506 강상병

끼약 이 때 너무 좋았다ㅋㅋ

하지만 이영훈은! 정말 ‘후회하지 않아’ 부터 인상적이다.
그 때는 정말 게이 같았고, 지금은 정말 강상병 같았다.
‘후회하지 않아’에서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기억되고야 말았다.
다음에도 영화를 찍는다 하면 또 보고 싶은 배우다.

근데 요새 자꾸 이런 영화들을 보게 된다. 이제 좀 밝고 명랑한 영화 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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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고 싶은 블로그: 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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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소한걸 잡아내는 감성이 좋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네이버 수요일 연재만화 ‘도자기’
http://comicmall.naver.com/webtoon.nhn?m=list&contentId=22090

작가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재 종료 되었지만 수요일을 기다리게 하는 좋아하는 만화였다.
http://deulmol.egloos.com/3802086
(요새 단행본 작업을 하고 있다는데 반드시 살거다!)

그러다 발견한 작가의 블로그.

들몰.
http://deulmol.egloos.com

도자기의 감수성을 볼 때, 또 그림체도 고려해보면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했건만.(캐릭터도 여자)
블로그 글을 보다보면 남자인 듯하다!! 놀랍다!
스스로를 ㅊ군이라고 하고 언뜻 보이는 사진들이 남자인듯;;

아무튼 RSS에 넣어두고 새글 올라올 때마다 가서 보는데,
이 사람은 어떤 잡담을 써도 재미있다. 하하.

그 중에 흥미로운건, ‘조선 늑대 아랑’
오래 전에 기획했고, 조금 연재한듯 하나 요새 블로그로 올리고 있다.
조선늑대 아랑은, 조선시대 당파 싸움을 하던 이들을 대상으로 그린 만화인데
‘도자기’에서도 그랬지만 갓을 썼든 나이가 들었든 모두 귀엽게 그리는게 특징이다.
이런 특유의 감수성이 사랑스럽다. 정말 좋아.
아랑은 4컷 만화로 현재는 14회까지 올렸다.
도자기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강추!
http://deulmol.egloos.com/category/%EC%95%84%EB%9E%91

+덧
찾다보니 블로그를 메뉴로 쓰는거였다.
http://myhome.naver.com/cellowife/
홈페이지 전체주소는 이것!
일기를 보면서 혼자서 또 푸하하 웃고 말았다…

+덧2
들몰 블로그 오랜만에 역주행-_-하다가;
류의 답글 발견.
근데 아는 사람이냐! 반말로 답글썼어!
대단해…ㅋㅋㅋㅋㅋㅋㅋ

(증거)
Commented by Bard at 2008/02/04 00:44 #
근데 거울 손잡이 참 투명타..
Commented by Bard at 2008/02/04 00:42 #
난 그냥.. 저런 씬 너무 좋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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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고 싶은 블로그 : 외날개 히요

외날개 히요Heeyo
http://heeyo.egloos.com/

현재 부산에서 영어를 주로 과외하는 선생님이며,
아마도 앞으로도 사교육에서 일할 사람인듯 보인다.
영어 과외 선생님이 아니라, ‘주로’를 붙인 이유는…
영어 말고도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내가 과외를 하게 된다면 이렇게 가르치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람.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열심히 고민하는 사람.
나랑 좋아하는게 비슷한 사람, 하지만 나보다 훨씬 더 실천적인 사람.

주로 올라오는 포스트는 과외한 학생들과 관련된 Real Situation.

초딩에게도 인정받는군…
http://heeyo.egloos.com/1685604

이 글을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감이 잡힐 듯 하다.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면서,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최근에는 이메가바이트(2MBㅋㅋㅋㅋㅋ)의 전과목 영어 수업에 대한 포스팅을 했는데,
왜 전과목 영어 수업을 하면 안되는가에 대해 조목조목 써놨다.

전과목영어수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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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에게 추천하지만,
특히 앞으로 선생님이 되고 싶은 친구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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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femmes, 8명의 여인들 (스포일러 주의)

사용자 삽입 이미지(맨 뒤부터 검은 피부의 하녀는 유모겸 하녀, 맨 왼쪽의 짙은 파랑 드레스에 금발은 엄마. 분홍색이 잘어울리는 첫째딸, 황토색 옷을 입은 노처녀 이모, 주인님을 꼬실 것처럼 보이는 젊은 하녀, 붉은색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늘씬한 고모, 앞쪽에서 초록색 옷을 입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둘째 딸, 그리고 연청색 옷을 입은 할머니)

주의!! 스포일러 있음!

MIB에 이어 이번에는 8명의 여인들, 을 빌렸다. 예전에 어느 영화제에서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매번 그랬듯 생각만 하다가 보지 못했던 영화였다.

감독은 프랑소와 오종.
이 사람의 영화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름을 들어보기는 되게 많이 들어본 것 같다. 만든 영화 목록들을 보니 꽤 많은데, 그 중에 들어본 이름은 ‘스위밍 풀’ 정도. 스위밍 풀은 굉장히 야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포스터가 야하게 보임) 평을 들어봤을 때 꽤 괜찮다고 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8명의 여인들은 무엇보다도, 캐스팅이 굉장하다고 한다. 나는 잘 모르지만 프랑스의 대배우들이 등장한다고. 그 중에 까뜨린느 드뉘브라는 사람이 제일 유명한거 같고 그 다음은 이자벨 위페르.

까뜨린느 드뉘브의 영화는 본적이 없는거 같고 이자벨 위페르는 영화 목록을 보니까 ‘피아니스트’가 있더라. 어쩐지 익숙한 얼굴이다 싶었다. 두 번이나 봤으니 익숙할만도 하지. 피아니스트의 역과 8명의 여인들의 역을 생각해보면 정말 이 사람은 대단한 배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영화에서 오귀스틴은 너무 감정을 숨긴다는게 잘 드러나서 굉장히 수상하지만 범인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드는 인물이다.(어 이거 스포일러인가)

까뜨린느 드뉘브는 보니까 어둠속의 댄서가 영화 목록에 있더라. 곧 보려고 찜해두었는데 더 관심이 가게 되겠군. 8명의 여인들에서는 엄마 역인데, 왠지 모를 슬픔이 표정에 서려있다. DVD에서 이 분의 인터뷰가 잠깐 실린걸 봤는데, 자기는 실제로는 폭력적이지도(아이들을 거의 때린적이 없다고;), 바람을 피지도 않는다고 했다.(이것도 스포일런가-_-) 허허. 그런 얘긴 안해도 되는데;;

왠지 얼굴이 익숙한 엠마뉴엘 베아르. 영화에서 하녀역이다. 예쁘게 생긴 하녀라서,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주인님과 어쩌구저쩌구가 절로 떠오르는 역. 얼굴이 익숙하긴 했는데 어디서 본걸까 아무리 떠올려봐도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영화 목록을 보니 미션 임파서블이 있다. 아마도 그 영화에서 봤으리라 생각되지만 뚜렷한 기억이 나진 않는다. 이 배우가 미국의 50년대의 유명한 배우와 이미지가 비슷해서(이름은 까먹음) 이 영화에 오마쥬가 있다고 한다. 영화 중간에 얘가 왜 이러나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그게 오마쥬였나보다.

화니 아르당이라는 배우는 고모역이다. 키가 크고 얼굴이 각이 져서 어쩌면 남성적일 수도 있는데 붉은 드레스가 잘 어울려서 굉장히 섹시하다. 지금은 돌아가신 어떤 유명한 감독과 결혼했다고 한다. 이 분도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영화 목록을 봤는데 내가 본 영화는 ‘사브리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브리나는 오드리 햅번말고는 기억도 안나는-_-;; 보니까 ‘사랑해, 파리’에도 출연했던데 보고 싶어졌다.

그외에 인상적이었던 배우는 첫째딸 수종 역의 버지니 레도엔. 아멜리에 비스무리하게 생겼는데 굉장히 깜찍하고 귀엽다. 둘째딸인 까뜨린느 역의 루디빈 새그니어는 나중에 ‘스위밍 풀’에 등장한다고 한다. 까뜨린느 역은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이미지이지만, 스위밍 풀에서는 뇌쇄적인 이미지라고 한다. 상상이 가질 않지만, 아무튼 두 딸은 귀여운 얼굴, 예쁜 얼굴이었다.

그 외에 할머니 역과 유모겸 하녀 역 여자 두 명이 있었는데, 할머니 역 배우분 역시 대배우인 듯 하고 하녀 역은 그닥 유명하지는 않아보였다. 프랑소와 오종이 자기는 유명한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는 영화를 찍고 싶다고 하면서 거의 성공적으로 캐스팅했다고 했는데, 아마도 ‘거의’란 실패를 의미하므로 이 하녀의 경우가 그러하지 않았나 싶다. 뭐 그래도 영화에서는 잘 어울렸지만.

영화 스토리는 아가사 크리스티식 전개. 여러 인물이 도망갈 수 없는 한 공간에 갇히고(이 영화에서는 폭설로 나갈 수가 없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며, 범인은 이 안에 있다!라고 하면서 슬슬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는 이야기. 비밀이 하나 하나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비밀과 거짓말’이 떠올랐다. 비밀이 밝혀지고 나서 서로가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을 듯. 뭐 충격적이라면 충격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 비밀들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들이 있다. 하긴 이러니까 비밀로 했겠지만. 이렇게 많은 것을 비밀로 하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은 중간 중간의 뮤지컬 형식에 있다. 뮤지컬 영화들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은 노래를 부르는 부분을 어떤 쇼 형식으로 보여준다. 시스터액트에서는 합창 부분, 뮤지컬 영화로 꽤 유명한 물랑루즈에서는 아예 쇼이다. 이 때 노래는 영화에 녹아있다기보다는 쇼를 보여주기 위해서 스토리를 이끌어간다는 느낌마저 든다.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표현되는 뮤지컬 영화는 원스라고 할 수 있겠지만, 8명의 여인들은 그것과도 조금 다르다.

재미있게도 노래들은 상황과 분리되어있지 않다. 예를들면 막내 까뜨린느가 노래를 부를 때 엄마와 언니가 뒤에서 같이 춤을 추고 할머니는 그녀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들으면서 같이 어깨를 들썩인다. 또 다른 예로 노처녀 이모 오귀스틴이 악을 쓰다가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데, 다른 인물들은 계단에 쪼롬히 앉아서 고개를 흔들며 노래를 듣는다. 그녀의 노래를 듣고 인물들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노래가 끝나자 그녀를 끌어안는다. 이런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색하게 느껴지겠지만 영화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이 영화는 연극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실제로 연극에서 이러한 노래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연극적 요소는 그대로 따온 듯 하다.

영화 중간에 각 인물들이 한번씩은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래들은 프랑스의 유명한 노래들이라고 하며 각 인물들의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그 인물의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을 그 노래를 통해 알게 된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바락바락 악을 쓰고 자신밖에 모르는 오귀스틴을 그녀의 노래를 듣고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쓴 것에서 알 수 있듯…
난 이 영화에 푹 빠져버렸다!
강추하는 영화!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아가사 크리스티를 좋아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만약에 프랑스 영화를 꽤 많이 본 사람이면, 배우들을 보는 재미에 더 주의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만큼만 알아도 충분히 재미있었으니.

한국, 미국, 일본을 제외하고 믿을 수 있는 감독으로 ‘그녀에게’의 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를 꼽을 수 있었다. ‘귀향’을 보고서도 실망은 커녕 다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차올랐으니까. 프랑소와 오종 역시, 나에게 그런 감독으로 남을 것 같다. 난 지금 ‘스위밍 풀’이 몹시 보고 싶다!

+덧: 프랑소와 오종의 작품 중에 최근작 타임 투 리브도 볼만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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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의 법정드라마, Law & Order 성범죄 전담반5

사용자 삽입 이미지
뉴욕 성범죄 수사대.  미드의 본좌 Fox에서 시즌5를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12시부터 2시까지 해준다. 어쩌다보니 꼬박꼬박 챙겨보게 되었는데 역시. 재미있다.

많이는 아니지만 CSI도 보고 24시도 보고 미드를 웬만큼 봤는데, 난 SVU가 더 좋았다. 쌩쌩 화면전환이 되는건 아니지만 롱테이크로 부드럽게 화면을 빠르게 움직이고 ‘두둥’ 하면서 장소와 시간을 알려주는 검은 화면이 좋다.

성범죄 수사단이다보니 뭐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긴 하지만 15세이용가로, 그리 심한건 보여주지 않는다. SVU는 진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과 관점이 마음에 든다.

동성애자 관련 에피소드나, 흔들린 아이 증후군, 레스토랑 강간사건 에피소드편을 보면 부모가 아이를 사랑한다면서 자기 멋대로 하는게 나오는데 SVU에서는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동성애자편에서는 소년이 성장하고, 흔들린 아이 증후군과 강간사건에서는 어머니가 죄를 뉘우친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각자의 사정이 있음을 보여준다.

또 Law&Order시리즈인만큼 법정 지식이 늘어간다. 예전에 교과서에서 배웠던, 한번 기소한 사람은 같은 사건으로 다시 기소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 법칙.  변태성욕자 에피소드에서는 어쩔 수 없이 기소를 취하하는데 일사부재리 법칙으로 다시 기소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중요한건 SVU가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게 드라마를 이끌어간다는거다.

중심이 되는 형사들도 좋지만, 난 심리담당 황박사도 좋다. 아니 사실 모든 등장인물이 다 좋다! 시즌5에서는 검사가 바뀐거 같던데 SVU에서는 검사가 항상 여자다. 아마도 성비를 맞추려다보니 그런듯. 난 이번에 바뀐 예쁜 노박 검사도 좋다.

#5-7 레스토랑 강간사건
제니퍼란 여성이 자신의 식당에서 폭행 후 강간당할 뻔한 사건이 발생하자 성범죄 전담반 형사들은 식당에서 음주로 체포된 전력이 있는 미성년자를 용의자로 수사한다. 하지만 피해 여성의 남편에게 가정 폭력 전과가 있음이 드러나고 부인 역시 사건 당일 남편이 자신을 폭행했다고 진술하자 남편을 체포하지만 곧 검사와의 협상을 통해 풀려난다. 석방된 남편은 아내가 낙태하려 하자 곧 이를 막고 부인의 음주벽을 이유로 알코올 중독 치료 시설에 구금을 요청하는 소송을 거는데…

#5-8 벌거벗은 동성애자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벌거벗은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피해자는 한때 리제너시스라는 동성애 갱생 단체의 회원이었으나 현재는 단체를 나와 다시 동성애자가 되어 있었고,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그의 연구 주제 또한 충분한 살해 동기였다. 돌연 논문 심사를 그만둔 테이트의 교수실에서 장례식에 참석한 그 아들 이안 테이트를 만나고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 하지만 자신이 강간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안의 진술은 어딘가 석연치가 않은데…

#5-9 변태 성욕자의 집착
한 노인이 피를 흘린 채 지하철 역에서 쓰러진다. 누군가 그의 성기를 절단해 버린 것이다. 노숙자가 그랬다는 그의 증언에 따라 수사팀은 주변 노숙자들을 조사하고 사무엘이라는 남자가 피해자 고먼의 성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해 그를 체포한다. 하지만 사무엘은 망상에 사로잡혀 헛소리만 반복한다. 한 편, 고먼은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퇴원을 하고 종적을 감춰 버린다. 그의 집을 조사하던 수사팀은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는데…

#5-10 놀이터의 은밀한 시선
화요일 오후, 인근 놀이터로 보모와 함께 놀러 나온 루시. 잠시 보모가 한눈을 판 사이 아이는 실종된다. 이윽고 인근 풀숲에서 발견된 아이는 두개골 내 출혈을 보이고 수술을 받지만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다. 놀이터에 나타난 낯선 남자의 소행이라는 목격자 진술에 그 남성을 탐문하지만 용의자로 지목되는 사람은 모두 각각의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수술 결과 아이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는 유아 상해임이 밝혀진다. 이에 평소 다루기 힘든 아이를 돌보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보모를 의심하지만 실제 드러난 용의자는 놀랍게도 아이의 엄마인데…

2011.11.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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