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천리안에서 처음 알게 됐던 사르디니아라는 머드 게임이 있었다. 그래픽이라고 해봐야 안시코드를 이용해 색깔 넣은 텍스트가 전부였고, ‘동-서-남-북’을 쳐서 이동해야 했다. 요즘의 화려한 그래픽과 타격감에 길들여진 게이머들에게는 뭐가 재미있었을까 싶은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 머드 게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게임을 발견했다. 그건 바로 웹게임 갓워즈(God Wars)! 텍스트 머드 게임에 비교하면 너무 미안하긴 하지만.. 요즘 게임들에 비하면 그래픽도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고 그렇다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게임도 아니다. 스마트폰에 국한해 따져봐도 얼핏 봐서는 그다지 끌림이 없는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 놈이? 요즘 잠에서 깨면, 잠들기 전에 손대는 애정 어플 1순위가 되었다.
처음엔 소셜앱스(싸이월드, 네이버)로 시작했고, 최근에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앱을 만들어 갓워즈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C버전과 모바일은 서로 호환되지 않고 각각의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모바일이 PC버전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가 알차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미 소셜앱스에서 게임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인지 중독성도 웬만한 게임 못지 않았다.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다른 게임에 비해 적다는 점이다. 이 게임에서는 싸우다가 체력이 0으로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 그저 수치상으로 0일 뿐, 시간이 지나거나 포션으로 아무런 패널티 없이 회복 가능하다. 레벨을 올리는 것도 어렵지 않다. 임무와 보스전/대결, 유적을 꾸준히만 클릭해주면 하루에 레벨을 1개 이상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나마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내려간 수치를 회복시키기 위한 시간이 꽤 걸린다는건데 그건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다. 게임상의 돈 뿐 아니라 현실의 돈을 결재해야 하는 ‘코인’으로 얼마든지 시간을 살 수 있다. 답답하게 하느니 얼마간의 돈으로 쾌적하게 게임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위해 코인으로 할 수 있는 게임 내의 기능은 꽤 세세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코인이 없어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꽤 유료화가 잘 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갓워즈를 하다보니 재미있어서 다른 웹게임들도 시도해봤는데, 다른 웹게임의 어려운 점은 친구를 얻는거였다. 근데 갓워즈는 친구도 찾기 참 쉽다. 게임 내에서 공식 카페가 연결되어 있어 친구찾기 게시판이 활성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게임 내에서도 친구를 모집하기 쉽게 되어 있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눠보지 않은 친구 사이라는게 맹점이지만 친구가 되고 나면 유적을 신청을 한다든지, 보스전을 함께 한다든지, 그들의 의지는 아니지만 임무에서 도움을 준다든지 해서 묘한 동료애가 만들어지기까지 한다.
게임을 하면서 거의 대부분 만족했지만 아쉬운 점은 두 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대결에서 재대결이 ‘승리’한 경우에도 이루어져서 일종의 양민학살 같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게임이 아닌데.. 내가 좀처럼 하지 않는 욕이 튀어나올 정도로 화가 났었기에 이런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두번째는 친구간의 비공개 1:1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고, 친구 전체에게 메시지를 돌리는 기능이 없어서 보스 SOS를 편법처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다른 게임보다 친구가 되기가 쉬운 만큼 얕은 관계일 수밖에 없는데 좀 더 끈끈한 관계가 되려면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강화되어야 할 것 같다.
스마트폰 게임으로서 긍정적인 부분은 운영자들이 게으르지 않다는 점이다. 매일매일 시시때때로 접속하는 게임의 경우, 쉽게 질릴 수 있는데 스마트폰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 그런데 갓워즈 모바일은 좀 더 편리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한 것(유적 찾기)은 물론, 새로운 게임 요소(대결 진영)를 추가하기까지 했다.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라 ‘개발중’인 게임이라서 이기도 하지만 PC버전을 그대로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만의 특성을 살려가겠다는 의지를 보여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
앞에서 이야기한 사르디니아는 10년도 훨씬 넘은 게임이고 요즘의 취향과도 거리가 멀지만 몇 년 전에는 서버를 복구해 몇몇 사람은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갓워즈도 10년 후에도 사람들이 찾아서 즐기는 게임이 될 수 있기를…^^












(맨 뒤부터 검은 피부의 하녀는 유모겸 하녀, 맨 왼쪽의 짙은 파랑 드레스에 금발은 엄마. 분홍색이 잘어울리는 첫째딸, 황토색 옷을 입은 노처녀 이모, 주인님을 꼬실 것처럼 보이는 젊은 하녀, 붉은색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늘씬한 고모, 앞쪽에서 초록색 옷을 입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둘째 딸, 그리고 연청색 옷을 입은 할머니)